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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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장을 탐방 중에 있습니다 담임목사 목회칼럼 55
오랜만에 함박눈을 본 것 같습니다. 대구에서 흔한 날씨는 아니라서 눈 쌓인 동네가 낯설게 보였습니다. 눈 내리는 날은 새들도 보이지 않고 사람의 통행도 뜸해서인지 세상이 고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속도를 평소만큼 낼 수 없는 차들이 천천히 지나가는 것을 보고 있으면 시간은 더 느리게 가는 듯합니다. 출근하는데 어려움이 많으셨지요? 우리의 출입을 지키시는 하나님이 쉬지 않고 일하고 계심을 찬양합니다.
요즘 목장 탐방을 다니고 있습니다. 모든 목장을 저희 집에 초청하려고 했는데 가정교회를 지속하기로 결정하고, 관련된 일들에 속도를 내다보니 저희 집에 초대하는 일이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부득이 목장 탐방과 사택 초청을 병행하기로 한 것이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혹시 꼭 저희 집에서 모임을 하고 싶으신 목장은 말씀해 주십시오. 시간을 조율하여 최대한 초대하겠습니다. 계획이 바뀐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목장을 탐방해 보니 초대하는 것 못지않게 탐방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목장 모임을 사택에서 할 때와 목원들의 집에서 할 때 분위기가 사뭇 다르고 나눔의 깊이도 차이가 납니다. 저희 집을 조금 불편해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아무래도 환경이 낯설다 보니 어색하실 수도 있겠지요. 탐방을 가보면 훨씬 자유롭고 화기애애한 것을 느낍니다. 목자목녀님도 더 여유 있게 보이시고 목원들도 오가는 소소한 대화 속에서 진솔함과 위트 섞인 배려가 느껴집니다. 참관하는 저 역시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훈훈하고 편안한 마음이 되지요.
분위기가 자유롭고 편안하니까 나눔도 더 활발히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주일에 예배당에서 만나는 것만으로는 성도님들을 잘 알 수가 없는데 탐방에서 만나면 정말 그분과 친구가 되는 것 같습니다. 같이 밥을 먹고 생각을 듣는 것을 통해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보다 더 그분을 잘 알게 되고 친밀함을 느끼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이후에 베드로를 찾아가셨습니다. 베드로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방황하며 자신에게 실망하고 정체성을 잃어버린 채 주님을 만나기 이전의 삶으로 돌아갔었습니다. 그런 베드로에게 주님은 식사를 차려주셨습니다. 잘 익은 물고기를 함께 나눠 먹은 후에 주님께서 말씀하시지요.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가서 내 양을 먹이라.” 너의 정체성은 물고기가 아니라 사람을 낚는 어부이다. 내가 너를 먹인 것처럼 내 양도 먹여다오.
주님은 어디 낯선 장소에 계신 것이 아닙니다. 산꼭대기 기도원에만 계신 것도 아니고 고위급 인사들의 미팅 장소에 계신 것도 아닙니다. 주님은 내가 생활하는 반경에서 나를 부르시고 친구로 삼아주십니다. 집과 일터, 목장에서 식사를 차려놓고 함께 먹자고 하십니다. 나를 통해 하나님의 선하신 계획이 시작되는 곳은 바로 내가 지금 있는 이곳입니다. 새로운 이 한 주, 찾아오시는 주님과 더불어 삶의 회복을 누리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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