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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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연코 아주 ‘맑음’입니다 담임목사 목회칼럼 53
지난주에 청소년부 겨울수련회가 성주에 있는 영산수련원에서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저와 몇몇 장로님과 장립집사님들이 수요기도회가 끝나자마자 열심히 달려서 집회장에 다녀왔습니다. 늦은 시간이고 다음날 출근이 염려되는 등 어려운 중에서도 학생들을 직접 찾아가 격려하는 것은 교회가 너희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고, 마음과 시간을 들여 돌보고 있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말해줄 수 있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입을 모아 자녀세대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고 말하면서 물질적인 지원을 한다고 해도 정작 자녀들이 느끼지 못하면 의미가 줄어들겠지요. 거듭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먼저 다가서야 투명인간 같았던 어른들이 점차 기댈만한 언덕이 될 것입니다. ‘그냥 어른 중에 한 사람일 뿐이었던 저분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구나’라고 느낄 때 선한 관계가 시작이 되는 것입니다. 자녀세대에게 그루터기의 비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영산수련원은 오래되고 낡은 곳입니다. 군대 내무반을 떠올리게 하는 숙소도 여간 춥고 불편한 것이 아닙니다. 화장실 한편에서 여러 사람들이 함께 씻어야 하는 상황을 아이들이 경험해 봤을까요? 펜션과 리조트 같은 환경에 익숙한 요즘 학생들에게 영산수련원은 아주 낯설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여러 교회에서 온 학생들과 섞여서 조별 활동을 하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시설까지 이러하니 수련회에 참석하기로 결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겠지요.
그 쉽지 않은 결정, 어려운 선택을 한 학생들을 드디어 만나는 수요일 저녁. 미안한 마음, 안쓰러운 마음, 헝그리 정신도 좀 체험하면 좋겠다는 기대를 넘어서는 감동이 있었습니다. 저희가 도착했을 때는 말씀을 듣는 시간이었는데 가장 피곤한 마지막 날 저녁경건회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자녀들은 조는 아이 없이 몸을 꼿꼿이 펴서 말씀을 경청하고 있었습니다. 곧이어 기도회 시간이 되자 누구라도 할 것 없이 일어나서 찬양하고 심지어 강단 앞에 나아가 찬양하고 기도하는 모습에 얼마나 감격스럽고 감사를 드렸는지 모릅니다.
교회별로 모여서 기도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우리 아이들이 맞나 싶을 만큼 손을 잡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며 저는 앞으로 우리 교회의 밝은 미래를 보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이렇게 반응하고 마음을 다하여 기도하는 모습이 그랬습니다. 나중에 기도회를 마치고 함께 모여 야식을 먹을 때 몇몇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하나같이 재미있었다고 했습니다. 수련회 전과 비교할 때 학생들의 표정도 부드러워 보이고 또 서먹했던 관계도 좋아진듯하여 이 또한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기도로 물질로 후원해 주신 성도님들에게 감사드리고 무엇보다 계속해서 학생들의 상황을 사진과 영상으로 단톡방에 올려주신 강도사님, 그리고 시간을 내어 학생들을 섬겨주신 선생님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청소년부 학생들을 보는 것은 늘 기대를 갖게 합니다. 마치 하얀 도화지 같다고 할까요? 하나님이 하얀 도화지에 어떤 밑그림을 그리고 계실까? 학생들은 그 밑그림을 어떤 색으로 칠하며 어떻게 완성시켜나갈까 하는 즐거운 기대와 상상을 품곤 하지요. 이러한 자녀세대와 함께하는 우리 교회의 다음세대 일기 예보는 단연코 아주 맑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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