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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그러나 더 깊이 / 담임목사 목회칼럼 74
2025-07-15 09:43:27
운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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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휴스턴 서울교회 연수를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휴스턴에 도착한 날부터 교회 생각이 떠나지 않았는데, 칠곡으로 돌아오니 훨씬 편안해졌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이들과 짧은 대화를 나누었는데, 3주 만에 만났다고 꽤 반가워하네요. 가끔은 이런 시간도 가족에게 필요한가 봅니다. 금요일 밤 11시에 도착했지만, 주일 준비가 마음에 걸려 곧장 목양실로 향했습니다. 주일예배 인도 중 혹시 제가 졸려 보이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연수 과정을 통해 경험하고 느낀 점이 많습니다. 여러분과 빨리 나누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흔히들 목사님이 세미나 다녀오면 무섭다고 농담처럼 말하지요. 세미나를 다녀오면 교회의 여러 가지가 급격히 바뀌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연수에서 얻은 것들을 약 한 달 정도 제 마음에 정리한 후, 장로님들과 나누고 설교와 칼럼을 통해 천천히 여러분에게 전달하려 합니다.

연수 기간 중 이수관 목사님과 세 차례 면담을 가졌는데, 이번 연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면담을 특별히 두 가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는 왜 천천히 가야 하는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목회자 컨퍼런스에서 자주 듣던 이야기였지만,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했습니다. 목사님은 가정교회의 정신과 토대를 견고히 다지는 일이 시스템을 빨리 도입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에 깊이 공감했고, 덕분에 이번 연수 기간 동안 시스템보다는 가정교회의 본질과 정신을 더욱 깊이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가정교회 로고에 담긴 담임목사의 리더십 의미였습니다. 이 로고가 나타내는 것은 권한의 집중이 아니라 섬김이 중심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담임목사가 먼저 섬김의 본을 보이고, 목자와 목녀가 이를 따라 배우고, 다시 목원들이 목자와 목녀를 통해 배우는 선순환의 섬김이 핵심이라고 하셨습니다. 많은 한국 가정교회들이 시스템만 성급히 도입하다가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담임목사의 준비 부족과 변화의 부족 때문이라는 말씀에, 저 역시 제 자신부터 변화해야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하게 되었습니다.

연수 기간 동안 여러 목자목녀들을 만나며 많은 도전을 받았습니다.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헌신적으로 목장을 섬기고, 가족의 필요보다 VIP의 필요를 우선하며 기도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먼 길이라도 몇 년씩 꾸준히 찾아가는 목자의 간증은 제 마음에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연수 온 목회자들을 향한 배려와 섬김도 형식적이지 않고 하나님을 경험한 믿음과 소망에서 우러나온 것임을 느끼며 같은 소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직접 목장 모임에 참석해 보니, 목장은 서로의 삶을 진솔하게 나누며 영혼을 회복시키고 서로를 지탱하는 공동체임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가정교회의 핵심이 목장에서의 나눔과 섬김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이번 연수는 단지 이론과 시스템을 배우는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저 자신을 돌아보고 섬김의 정신을 새롭게 다짐하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목자목녀들의 헌신을 통해 행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교회의 실제 모습을 보게 하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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