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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준비하신 자리 / 담임목사 목회칼럼 72
2025-07-15 09:41:55
운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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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무거운 마음을 안고 미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담임목회를 시작한 지 1년 반이 지나는 동안 자신감은 줄어들고 어느새 제 자신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가슴은 답답하고, 여러 가지 일들이 두렵게 느껴졌습니다. ‘연수가 끝난 뒤, 과연 다시 강단에 설 수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하지요. 비행시간 약 12시간, 경유지에서의 8시간 동안 거의 내내 잠이 쏟아졌습니다. 출발 전날까지 준비하느라 밤을 거의 새우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깊이 잠들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기내식이 나오면 깨서 챙겨 먹고, 다시 잠들기를 반복했지요. 마치 엘리야가 지쳐 쓰러졌을 때, 하나님께서 천사를 보내어 먹이고 재우셨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물론 엘리야처럼 대단한 인물은 아니지만, 그 장면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입국심사를 받을 때는 심장이 터질 듯 긴장했습니다. 혹시 입국이 거부되면 어쩌나 걱정하고 있는데 앞서 심사를 받던 분들 중 어떤 분은 경찰에 이끌려가고, 또 어떤 분은 꽤 오래 심사받는 모습을 보며 더 불안해졌습니다. 감사하게도 저희는 인상이 좋아 보이는 심사관을 만나게 되었고, 제가 목사라고 하자 정말 목사님이세요?”라며 밝은 얼굴로 맞아주었습니다. (덩치 큰 남성 심사관이었는데 아내의 눈에는 험상궂어 보였다고 합니다.) 경유지에서 길을 잃지 않을까 걱정도 있었는데, “사모님 잘 따라다니라는 어느 청년의 조언 덕분인지 무사히 휴스턴까지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11, 저희를 마중 나와 주신 목자님의 따뜻한 섬김, 연수관에 도착했을 때 준비되어 있던 식사를 보며 참 감사했습니다. 다음 날 이수관 목사님과의 면담에서는 따뜻한 미소 덕분에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고, 약 한 시간 반 동안의 대화를 통해 최근 제 안에 있던 질문들과 고민들이 많이 풀렸습니다. 이후에도 매일 목자님, 목녀님과의 면담이 이어졌고, 모든 만남이 참 즐겁고 귀한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사실 작년 제자교회 연수 때는 시스템을 빨리 익혀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다소 끌려가는 듯한 마음으로 참석했었다면, 이번 연수는 제가 간절히 원해서 오게 된 자리였습니다. 제 안에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필요하다는 마음이 있었고, 가정교회의 정신을 제대로 보고 배우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교회가 가정교회로 건강하게 뿌리내리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분명하게 알고 싶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수관 목사님과의 면담, 목자님과 목녀님들과의 나눔, 여러 조언들에서 해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제 안에는 무거운 마음과 자신 없음, 두려움이 남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연수는 정말 하나님께서 저를 위해 예비하신 자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지난 4월에 왔더라면 이런 마음과 깨달음은 없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나님이 가장 적절한 때에 불러주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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