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설교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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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회 연수를 떠나며 가장 기대했던 것 중 하나가 새벽기도회였습니다. 서울교회를 이끄는 힘이 기도라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들었기에, 도착한 다음 날 아침 기대를 품고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처음 예상과는 달라 다소 당황스러웠습니다. 설교 없이 자유롭게 기도하는 방식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훨씬 조용했고 참석한 분들도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곧 그 고요함 속에서 뜻밖의 자유와 편안함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어둡게 불이 꺼진 예배당 안에서 누가 있는지도 알 수 없는 환경은 하나님과 깊이 마주할 수 있는 시간으로 이끌었고, 그 시간이 주는 은혜가 얼마나 크고 귀한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 당장 우리 교회에서 이 방식을 그대로 도입하긴 어렵겠지만, 언젠가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일주일에 한 번쯤은 하나님과 온전히 마주하는 자유로운 기도의 시간을 마련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주에는 주로 제 자신을 위한 기도를 드렸습니다. 조용히 앉아 있다 보면 눈물이 흐르곤 했고, 어둠 속에서 숨죽여 하나님께 마음을 쏟아놓는 시간들이 이어졌습니다. 원망과 애원, 그리고 말없는 눈물조차도 하나님 앞에서는 기도가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담임목사가 아닌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 하나님 앞에 선 듯한 시간이었고, 하나님께서는 그런 제 마음을 조용히 만지시며 따뜻하게 위로해 주셨습니다.
그 기도가 이어지면서 이번 주에는 자연스럽게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제 자신보다 교회와 성도님들을 위한 기도가 마음에 떠올랐습니다. 헌신대에서 부탁받았던 기도, 목장탐방에서 들었던 이야기, 다양한 경로를 통해 알게 된 삶의 사연들이 하나둘씩 기도에 담기기 시작했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누군가를 위해 하나님 앞에 중보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귀하고 복된 일인지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서울교회 토요일 새벽기도회에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 날에는 집사님들(우리로 치면 장로님들)이 돌아가며 간증 형식의 설교를 전하고, 이어 각 목장을 위한 기도 시간을 가집니다. 처음에는 신학을 전공하지 않은 집사님들의 설교에 대해 약간의 염려도 있었지만, 막상 들어보니 오히려 삶에서 우러나온 진솔한 간증이 깊은 감동과 공감을 안겨주었습니다. 함께한 목자님들과 목녀님들도 진지하게 경청하며 공감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간증이 끝난 뒤 이어지는 기도 시간에는 각자의 목장을 위해 뜨겁고 간절하게 기도하는 모습이 이어졌고, 우리 교회에서도 이러한 기도 모임을 계획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번 연수를 통해 기도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깊이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성도님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님과 깊이 교제하는 기도의 은혜를 자주 누리시길 바랍니다. 그 기도가 삶을 이끄는 중심이 되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깊이 경험하는 통로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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