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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더 따뜻했더라면/담임목사 목회칼럼 121
2026-05-21 14:39:34
운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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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어머니로부터 마지막 전화가 온 날이 작년 크리스마스였습니다. 문자는 그보다 훨씬 전인 재작년 2월이 마지막이었습니다. 기억이 흐려지시고 허리 수술로 거동이 힘드신 어머니는 지금도 살아 계십니다. 그러나 이제는 예전처럼 먼저 전화를 주시거나, 설교 들으셨다고 문자를 보내주시는 일이 없습니다.

어느 날 문득, 또래 어르신들이 환하게 웃으며 말씀 나누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평범한 풍경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어머니도 한때는 그러셨습니다. 제 설교를 들으실 때마다 은혜 받았다고 하셨지요. 솔직히 말하면, 그때는 그 말이 왜 그리 민망하던지요. 어머니가 아들 설교를 들으시는 것이 어색하기도 하여, 살갑게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피드백을 들을 수 없습니다. 늘 저를 응원하고 지지하셨던 어머니를 생각하면, 그때 조금 더 따뜻하게 반응하지 못한 것이 지금도 마음에 걸립니다.

당연했던 것들이 어느 순간 소중한 추억이 됩니다. 자주 오던 전화 한 통, 짧은 문자 하나, “목사 아들이 자랑스럽다는 그 말 한마디. 잃고 나서야 비로소, 그것이 얼마나 귀한 순간들이었는지 알게 됩니다. 모세는 시편 90편에서 하나님께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쳐 달라고 간구했습니다. 우리의 날들이 유한하다는 것을 마음 깊이 새길 때, 비로소 지금 이 순간을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삶이라는 그림은 어떻게 완성될까요? 거창한 획 하나가 아니라, 매일 찍는 작고 소박한 점들이 모여 하나의 선이 되고, 그 선들이 모여 비로소 한 편의 그림이 됩니다. 목장에서 함께 둘러앉아 나눈 밥 한 끼, 예배 후 짧게 건넨 인사, 성도님의 이름을 불러드린 그 순간들이 바로 그 점들입니다. 지금은 너무 작고 사소해 보여서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그 점 하나하나가 훗날 우리가 가장 그리워할 장면들입니다.

오늘, 곁에 있는 사람을 바라봐 주십시오. 목장에서 함께 둘러앉은 목원, 한 마음으로 예배를 드리는 성도, 그리고 날마다 삶을 함께 걸어가는 가족. 그 만남 하나하나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선물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십시오. 나중에 그리워하기 전에, 지금 고마워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시편 9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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